mobile background

Features

Your Weather    is

Our       Weather

News from Nowhere: Eclipse, 2022 

single channel HD film installation, 

sound, light 17 min. 5 sec.

Features

Your Weather is

Our Weather

News from Nowhere: Eclipse, 2022

single channel HD film installation,

sound, light 17 min. 5 sec.

지구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담은
예술가의 시선


월드 웨더 네트워크, 문경원 교수 

조형예술대학 서양화전공

기후위기와 관련한 국내외 논의는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에너지, 관련 신기술과 같은 과학기술적 접근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고 즉각적인 것이긴 하나 그렇다고 기술결정론적 시각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 터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는 시대적 과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며 새로운 시선으로 시대적 이슈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문경원 교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시선으로 말을 건넨다.


오늘날 모두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조금 시각을 바꿔서 과연 이 지구는 인간만을 위해 지속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자연의 입장에서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일지 생각해 보면 인류가 쌓아온 문명은 자연을 위해 자리를 내주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동안 인류는 자연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봤다. 그러나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훼손, 환경 오염 등이 가시화된 현재의 위기는 이러한 관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경원 교수는 전준호 작가와의 협업으로 이러한 다각적 시선의 예술적 상상력과 학제 간 협업을 통해 기후환경 문제에 접근하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두 작가는 기후위기와 생태계 붕괴라는 전 지구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모인 세계 28개국 예술기관의 연합, ‘월드 웨더 네트워크(World Weather Network)’의 서울 관측소를 맡고 있다. 월드 웨더 네트워크의 예술가들은 날씨, 기후, 환경에 대한 예술적 연구를 진행하고 작품, 전시, 시, 소설, 비디오 다이어리, 영화, 사진 등 다양한 형태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디지털 플랫폼에 공유한다. (worldweathernetwork.org)


월드 웨더 네트워크는 19세기 후반 영국의 기상학자 길버트 워커(Gilbert Walker)가 제시한 개념으로, 각 지역의 날씨를 관측해 지역 간 날씨를 연결 지으면 전 지구적 규모의 단일한 네트워크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미로 용어를 사용했다. ‘네트워크’라는 표현은 각 지역의 기상 상태의 연결성을 강조한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후재난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과관계가 파악되어야 함을 뜻한다. 문경원 & 전준호 작가 듀오는 월드 웨더 네트워크의 서울 관측소로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예술적 모색을 시도하고 있다.

mobile background

예술이 빌려오는 시선이 동물과 식물을 거쳐 광물에 이르렀다. 전시장 한편에 놓인 돌은 지구 위에 ‘한때’ 살았던 인간이라는 존재를 과거 시제로 기억한다. 인간의 등장과 퇴장은 요란했으나 그의 지속은 길지 않았다.

문경원 교수는 오래 전부터 예술의 동시대성을 고민해왔다. 예술이 예술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화두를 던짐으로써 생각할 거리를 만들고 수면 위에 띄워 논의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외면하고 싶은 현실에 현미경을 들이댐으로써 당면한 위기를 목격하고, 기록하고, 연구하는 예술적 여정을 걷고 있다.


2012년 카셀 도큐멘타에서 첫 선을 보인 ‘미지에서 온 소식’ 프로젝트는 미국 시카고, 스위스 취리히, 영국 리버풀, 일본 가나자와 등을 돌며 각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적인 문제, 변화 등을 조망해왔다. 가령 시카고에서는 나치의 정치적 탄압을 피해서 이주해 온 바우하우스가 그들의 정신을 꽃피웠던 미술공예운동(Art & Craft Movement)을 조명하며 예술의 수공성과 현대 테크놀로지의 조우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예술의 역할과 가능성을 다뤘고, 취리히에서는 유럽 내에서 정치적 중립국이 취하는 자세와 태도, 기본소득 논의를 바라보면서 예술의 사회적 담론을 통해 그들이 지향하는 유토피아의 의미를 분석했다. 리버풀에서는 대영제국의 문화가 흡수되던 시기에서부터 철강업과 조선업의 붕괴로 인한 대규모 실업난을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영상 설치와 도시 내 멘홀커버 제작을 통해 상징화함으로써 근대에서 현대로의 이행을 조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가나자와에서는 고령화되어가는 지역사회와 인간 삶의 풍경을 현재의 시점에서 되돌아보는 도시재생, 환경, 고립에 대한 화두를 보여주었다.

To Build a Fire, 2022

Color Video with Lighting,

Sound and Kinetic Blinds

Connected by DMX Program,

Duration: 15min.

Photo: CJY ART Studio

그동안 주로 해외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다 2021년, 국내 중견작가를 조망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 전시를 통해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을 개최했다. 이 전시에서는 비무장지대 속에서 70년간 단절된 채 살고 있는 자유의 마을을 통해 인류사에서 드러난 이념과 사상의 충돌로 빚어진 기형적 세계와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전 지구적 모습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8월 30일부터 11월 20일까지 아트센터선재에서 열린 ‘서울 웨더 스테이션’ 전시에서는 관객 몰입형 설치 작품인 ‘불 피우기’(2022)를 새롭게 선보였는데 특히 이 작품은 ‘비인간’의 관점으로 내러티브가 진행된 것이 흥미롭다. 돌의 관점에서 바라본 지구의 역사를 내러티브의 소재로 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스크립트를 써내려갔다.


“인간들도 여타 다른 종들과 마찬가지로 비탄과 절망 속에서 사라졌다. 그것은 영원함을 꿈꾸던 무지한 종의 필연적이고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전형적인 결말이었다. 다만 다른 종의 종말과 다른 것이 있었다면 인간들의 운명은 그들 자신의 손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리석게도 그것을 몰랐던 그들은 결국 종말을 맞이했고, 그 결말을 이루게 한 것은 그들에게 익숙했던 동족 간의 살육이 아닌 그들의 삶과 체제가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망상과 자만심이었다. 인간들은 그들이 이 땅의 유일한 창조물이라 생각하고, 세계의 만물과 다양한 생명체를 그들의 대척점에 두고 다스리려 했다. 그들은 물을 오염시키고, 땅을 죽이며, 하늘을 질식하게 만들어 그들 스스로 파국을 초래했다.”

   

이 작품에서 로봇 개의 위상은 복합적이고 수시로 변한다. 그는 작품의 관객으로 시작하지만 관람객의 시선을 유도하는 안내자가 되었다가, 돌과 대화하는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탄소를 측정해 그 데이터를 연구소로 보내는 ‘서울 웨더 스테이션’의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작품 내내 돌은 쉬지 않고 말하고, 로봇 개는 능숙하게 움직인다. 관람객은 광물에게 말을 내어주고 로봇에게 운동을 빼앗긴 채, 인간 고유의 능동성을 상실한 기분이 든다.

불 피우기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문명의 상징이다. 인간이 불을 다스릴 줄 알면서 급속도로 문명이 발전했고 인간이 지구의 지배 종이 됐기에 불 피우기 자체를 인간이 쌓아올린 문명의 시발점으로 인식했다. 문경원 & 전준호 작가는 이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시공간을 알 수 없는 미지에서 펼쳐지는 기후 이야기를 함으로써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가상, 기록과 허구,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인간, 로봇과 인간 등의 무수한 경계를 넘나들며 고착화된 인식과 감각을 일깨웠다.


어느 시대든 예술은 당면한 위기를 목격하고, 기록하고, 연구함으로써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예견해왔다. 오늘날 기후환경 위기를 마주하며 자연과 지구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담은 다양한 예술적 아이디어는 현재를 직시하게 할 뿐만 아니라 대안적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문경원, 전준호 작가의 전시가 내세운 컨셉 ‘기상관측소’는 지구에 닥친 위기를 예술적 시선으로 전환하고 대안적 해법을 찾아내는 새로운 계기를 선사한다.


magazine.ewha.ac.kr

Ewha Womans University Semiannual Magazine

Since 1993



www.ewha.ac.kr

03760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

T. 02-3277-3693  |  F. 02-364-8011  |  E.  imewha@ewha.ac.kr

Copyright 2026 by EWHA WOMANS UNIVERSIT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