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er View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두려움보다 |
이현이 모델·방송인 경제학과 2011졸 |
키가 너무 커서 맡을 배역이 없었다. 무대에 서고 싶어 찾아간 연극 동아리에서 이현이 동창이 처음 마주한 한계였다. ‘그렇다면 키가 커도 무대에 설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이화의 교정에서 시작된 이 유쾌한 역발상은 미지의 세계로 그를 인도했고, 대한민국 톱모델이자 스포츠, 교양, 라디오, 예능을 종횡무진하는 방송인의 자리로 이끌었다. ‘이화여대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치열한 방송 현장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안전한 울타리로 느껴진다는 이현이 동창이 창립 140주년 기념 홍보대사로 이화를 찾았다.
무엇인가 도전할 때 한 번도 완벽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겁이 없었던 거죠… 오롯이 개개인의 개성과 자율성, 독립성을 존중하는
이화에서의 학창 시절 덕분에 길러진 성향입니다.
무엇인가 도전할 때 한 번도
완벽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겁이 없었던 거죠… 오롯이 개개인의 개성과
자율성, 독립성을 존중하는
이화에서의 학창 시절 덕분에 길러진 성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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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40주년을 기념해 모델 겸 방송인 이현이 동창과 이재은 MBC 아나운서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현이 동창은 2005년 한중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후 모델 활동과 더불어 ‘속풀이쇼 동치미’,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 ‘골 때리는 그녀들’ 등 다수의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있다.
창립 140주년 기념 홍보대사로서의 감회가 어떠신지요.
무척 기쁘고 영광스러운 마음입니다. 사실 동창 홍보대사 위촉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걸 모르고 수락했는데, 알았더라면 쉽게 수락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저보다 훨씬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너무 많으시니까요. 제 이름 앞에는 지금도 늘 ‘이화여대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고, 앞으로 더욱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화여대 홍보대사라는 타이틀이 제 삶의 전반을 다시 다잡게 해준 계기가 됐어요. 오늘 창립 1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니 이렇게 뜻깊은 역사를 가진 학교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뿌듯하고, 제가 여전히 이화라는 거대하고 따뜻한 울타리 속에 머물고 있다는 안도감과 자부심이 들었습니다.
유튜브 채널에서도 학교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셨어요. 나에게 이화란’ 어떤 의미인가요?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화는 ‘나를 만든 곳’입니다. 이화는 언제 보아도 예쁘고 어디서나 자랑하고 싶은 존재예요. 그래서 불러주실 때마다 늘 기쁜 마음으로 달려오게 됩니다. 졸업생에게 모교를 방문할 공식적인 명분이 생긴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니까요. 강연 초청을 받았을 때 학생들이 많이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단상에 서니 객석이 너무 조용하고 얌전한 거예요. 방송의 즉각적인 리액션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제 이야기가 재미가 없나, 내심 걱정했죠. 하지만 이내 깨달았습니다. ‘맞다, 나 학교 다닐 때도 이랬었지’하고요. 이화인들이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가슴 속에는 저마다 뜨거운 불덩이 하나씩 품고 있잖아요. 강연이 끝나고 나오니 저와 사진을 찍기 위해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정말 큰 감동을 받았어요.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환대해 주나 싶어 후배들에게 정말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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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동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워킹맘이현이>에서 모교 방문 콘텐츠나 후배들을 위한 토크콘서트 등 이화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영역으로 커리어를 확장하며 독보적인 ‘모델테이너’의 길을 개척해 왔습니다.
끝없이 도전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무언가에 도전할 때 한 번도 완벽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한마디로, 겁이 없었던 거죠. ‘골때리는 그녀들’에서 축구 선수로 뛰게 됐을 때도 그렇고, 2024 파리 올림픽 중계를 하게 됐을 때도 내가 아나운서도 아닌데 생방송 현장 중계가 가능할까 생각했다면 아마 주어진 일을 하나도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원래부터 겁이 없었냐 하면 전혀 아니거든요. 이러한 성향은 오롯이 이화에서의 학창 시절 덕분에 길러진 것입니다. 이화는 개개인의 개성과 자율성, 독립성을 굉장히 존중하는 분위기예요. 처음엔 나를 묶어주는 집단이 없어서 서운하기도 했는데, 그건 곧 무언가를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비난하거나 재단할 집단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죠. 학교에 다니는 동안 연극 동아리,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대학 연합동아리, 대기업 마케터 활동, 슈퍼모델 도전까지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요, 오롯이 혼자 판단하고 도전하고 실패해 보는 과정을 겪으면서 지금의 제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데뷔 이후 국내에서는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유럽 진출 당시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공부든 취업이든 노력하면 어느 정도 정답이 보이는 길을 걷다가, 모델계에 오니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한계가 가장 힘들었어요. 특히 해외에 진출했던 첫해는 제 커리어에서 가장 어두웠던 시절이었어요. 한국에서는 하루에 쇼를 5개씩 할 정도로 바빴는데, 유럽에 가니 신체 조건이 압도적인 북유럽과 러시아 모델들 사이에서 캐스팅이 안 되는 날이 많았어요. 에이전시에서 출력해 준 지도 한 장을 들고 한 시간씩 걸려 오디션장에 도착하면 디자이너를 만나기 위해 두 시간을 더 기다려요. 그런데 막상 디자이너가 제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No Asian”이라고 말하면 너무나 좌절감을 느끼고 고통스러워 모델을 그만둘까도 고민했습니다. 그 슬럼프를 극복한 건 결국 마음가짐의 전환이었어요. 그동안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걸 인정하고, 스스로에 대한 기준을 낮췄어요. 그다음 해부터는 유럽에 배낭여행 왔다고 생각하고, 그날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우울해하는 대신 무조건 미술관이나 박물관, 유적지로 향했어요. 그런 거친 부딪힘과 단단해진 내공이 있었기에, 이후 어떠한 어려움과 편견 앞에서도 당당하게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현이 님이 정의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나다움’에서 나왔다고 해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가 바로 ‘편안함’이었어요. 물론 패션계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패션계에서는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단 몇 걸음만으로 다 결정이 나니까요.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을 때, 나에게 맞는 역할을 부여받았을 때, 그리고 내가 있어야 할 장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을 때 나오는 안정감이 있어요.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스스로 편안한 상태에 머무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후배 이화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요즘 대학 생활이 취업난과 빡빡한 현실 때문에 과거보다 더 여유가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인생의 길은 결코 책 속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이화라는 안전하고 단단한 울타리가 여러분을 지켜주고 있을 때, 부디 용감하게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도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에 나오면 나의 실패를 그 누구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지 않습니다. 오직 학생이라는 신분 안에서만 허락되는 특권이니, ‘이걸 내가 해도 될까’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먼저 발을 내디뎌 보세요. 현실의 비판도, 뜻밖의 성공도 모두 여러분을 성장시키는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화라는 안전하고 단단한 울타리가 여러분을 지켜주고 있을 때, 부디 용감하게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도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화라는 안전하고 단단한 울타리가
여러분을 지켜주고 있을 때, 부디 용감하게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도 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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