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 Column

중증도가 높은 혈액암,

난치에서 완치로!

문영철 교수

이대혈액암병원 초대 병원장

이대목동병원 혈액내과

지난 3월, 이대목동병원 본관 2층에 이대혈액암병원이 문을 열었다. 이대혈액암병원에는 국내 혈액암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24시간 핫라인을 통해 대응하며, 특히 국내 최초로 혈액암가족돌봄센터를 운영해 환자의 치료 과정과 치료 후 회복 및 재활에서 가족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을 제공한다. 이대혈액암병원의 초대 병원장은 혈액암 치료 명의로 알려진 문영철 교수가 맡았다. 문영철 원장은 2004년부터 이대목동병원에서 연간 약 9천 명 이상의 혈액암 환자를 치료해왔고, 조혈모세포이식 500례 달성을 이루는 등 이대혈액암병원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혈액암’이 무엇이기에 한 가지 분야의 암 치료에 특화된 혈액암병원이 개소되었을까. 문영철 원장을 만나 혈액암의 종류와 원인, 치료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본다.

Q. 혈액암병원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이대목동병원에는 기존에 여성암병원, 비뇨기병원이 특성화병원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이번에 혈액암병원을 열게 되었다. 혈액암 특성화병원이 필요한 이유는 우선 환자가 많이 늘었고, 혈액암 환자들은 중증도가 높고 여러 분야의 지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재활이나 심리 상담, 국가지원 제도 소개 등 진단부터 퇴원까지, 또 외래 치료 시 예방접종이나 감염 관리 등 체계적인 치료를 하기 위해 혈액암병원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Q. 혈액암 환자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인지


실제로 전체 혈액암 환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혈액암은 전체 암의 5.5% 정도를 차지하는데, 국가 암등록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15,647명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2022). 환자 수가 증가한 이유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한 진단이 체계화된 측면도 있고, 또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혈액암 환자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지난해,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빅5 대학병원들이 진료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전공의 의존도가 낮은 우리 병원으로 환자들이 대거 몰린 이유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혈액전담 의사 수가 매우 적은 게 현실이다. 예전에도 혈액을 전공하겠다고 뛰어드는 전공의가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15~20명 정도는 됐는데, 지금은 1년에 3~5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우리 병원은 혈액 분야 국내 최고 전문 의료진을 보충해 혈액암병원을 꾸리게 됐다. 현재 혈액내과 분야에 6명, 소아청소년과에 1명, 진단검사의학과에 3명의 의사가 함께하고 있다.

Q. 혈액암은 무엇이며 어떻게 치료하나


혈액암(Hematologic malignancy)은 혈액이나 림프 계통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질환별로 보면 림프종(Lymphoma)이 가장 많고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 등이 있다. 혈액이나 림프는 전신에 퍼져있기 때문에 특정한 종양 부위가 없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가 없고 혈액에 직접 항암제를 투여하는 약물 치료, 방사선 치료, 골수이식 등으로 치료한다. 일반적으로 항암제가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암이 발생한 타깃 장기에 충분히 약물이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인데, 혈액암은 주사만 하면 타깃인 혈액에 무조건 약물이 전달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매우 좋다. 그래서 림프종은 4기까지 진행된 상태에서도 전이만 되지 않았다면 다른 4기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 혈액암의 치료는 단계별로 다르게 적용이 된다. 줄기세포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고, 암이 막 증가하는 단계에 있는 급성골수성백혈병, 림프구성백혈병 같은 경우에는 항암제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림프종도 주로 항암 치료를 하는데 요즘 표적 치료제가 많이 나와 있고, 다발골수종은 완전 표적 치료제로만 처치를 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의 관식이 앓았던 병이 다발골수종인데 이 병은 다른 혈액암과 달리 완치는 어렵다. 가령 백혈병은 암세포가 확 올라왔다가 항암 치료를 하면 한 달 안에 정상이 된다. 치료를 안 하면 2~3주 안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진행 속도가 급격하다. 하지만 다발골수종은 급성으로 나빠지는 것은 아니라서 ‘조용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완치’보다는 무병생존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

Q. 드라마에서 보면 백혈병은 젊은 사람들에게서 발병이 많은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백혈병은 주로 7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성별도 상관없다. 간혹 어렸을 때 발병하는 경우가 있는데 림프종과 급성림프모구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이 많다. 이런 질환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많이 촉발이 된다. 웨스턴 바이러스,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도 면역 체계를 교란해서 암을 일으킬 수 있다. 혈액암이 발병된 성인에게서 바이러스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고 90% 이상은 명확한 원인이 없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어떤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인이 혈액암에 걸리는 경우는 대부분 노화 과정인데, 간혹 방사선에 많이 노출돼서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방사선은 혈액암의 명확한 원인이 될 수 있다.

Q.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암 발병을 체크할 수 있나 


기본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서 대부분의 질환은 알 수 있다. 다만 혈액 검사로 알 수 없는 게 몇 가지 있는데 림프종은 혈액의 변화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림프종의 경우에는 영상 검사로 확인할 수 있고, 의심이 되는 경우 조직 검사로 확진을 하게 된다. 다발골수종도 많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혈액 검사로 스크리닝되지 않는다. 다발골수종은 칼슘 수치, 단백질 수치가 올라간다거나 신장이 안 좋아지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자꾸 감염이 되거나 하는 증상을 보고 의심을 하게 된다. 다발골수종은 이상이 있는 경우 병원을 찾게 되기 때문에 골수 검사까지 해서 진단을 하게 된다. 암이 아닌 혈액 질환에는 대표적으로 빈혈류가 있고, 혈소판이 부족해서 생기는 지혈 장애, 혈전 장애 등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혈전은 혈관이 막히는 것인데 뇌졸중이나 심장 쪽을 다른 과에서 치료를 하고 있지만, 다리 같은 데 생기는 정맥혈전 같은 것은 혈액 내과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Q. 혈액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솔직히 말하자면 예방 방법이 따로 있진 않다. 방사선이나 벤젠에 노출되는 위험 요소를 피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는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 해당할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관없는 위험 요소이다.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고,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경우 잘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혈액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의 병이 완치율 90% 이상이므로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는 게 최선의 예방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추가로 말하자면 다운증후군(Down syndrome), 클라인펠터 증후군(Klinefelter syndrome) 같은 유전병이 있는 경우 혈액암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그런 유전병이 있는 게 아닌 이상 혈액암에 걸린 환자들은 거의 다 후천적 발병이다.

문영철 이대혈액암병원장의 설명처럼 혈액암은 유전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암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 원장은 “고난이도이면서 중증도가 높은 혈액질환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은 국내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혈액암 환자가 치료 후 완전히 회복해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체계화된 진료와 재활 프로세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대혈액암병원의 적극적 케어 덕분에 이제 혈액암은 ‘난치에서 완치로’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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