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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ies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건축 제안, 모듈러 주택


이준성 교수

공과대학 건축도시시스템공학과

“We shape our buildings; thereafter they shape us.”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건물을 짓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건물이 만들어낸 공간에서 활동하면서 영향을 받는 것도 사람이다. 도시에 건물이 하나 지어지면 공간이 생기고, 건물을 끼고 동선이 바뀌며, 건물이 뿜어내는 분위기에 따라 도시의 느낌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도시와 건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작용의 관계에 있다.

   

건설에 사용되는 콘크리트나 철강 자재들은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도 많고 탄소 발생량도 많다. 최근 탄소포집 콘크리트, 폐기물 재활용 자재, 고효율 단열재 등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탄소포집 콘크리트는 콘크리트 안에 탄소를 가두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을 90%까지 줄일 수 있어 향후 글로벌 환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탄소저감에서도 도시의 건축 부문과 모빌리티가 상당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어 탄소중립으로 가는 항해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곤 한다. 도시는 어떤 방법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도시의 건축은 오늘의 우리를, 내일의 우리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건축도시시스템공학과 이준성 교수와 함께 SDG 11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조성을 위한 세부 목표들을 살펴보고, 복합적인 층위의 도시건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서 모듈러 주택을 포함한 OSC(탈현장 건축) 생산 방식에 대해 들어본다.

Q ⸻
SDG 11의 주요 골자는 무엇인가?

‘지속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의 목표는 도시를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하게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건축 분야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의 건축, 친환경 재료 사용, 재생가능한 에너지원 활용, 그리고 스마트 건축 설계 등을 통해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 부담을 줄여야 한다. 더불어 대중교통 및 자전거 친화적 도시 설계, 공공녹지 확보 등도 중요한 요소이다. 주거와 환경을 개선함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시의 구성원들에게 안전하고 공정하며 지속가능한 공간과 삶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Q ⸻
지속가능한 도시의 성공 모델로 삼을 만한 도시가 있나? 그러한 도시의 건축물은 어떤 특성이 있나?

덴마크 코펜하겐, 스웨덴 스톡홀름, 그리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친환경 정책과 혁신적인 도시 계획을 통해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균형적으로 달성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패널, 고효율 단열재 같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공공 교통 시스템 개선, 자전거 도로 확장, 그린 루프 및 공공 공간 확보 등 건축과 모빌리티에서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시민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시도를 통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지자체가 이러한 사례들을 참고해 친환경 그린빌딩 건축, 자전거 사용 확대, 옥상 공원 조성 등 친환경 도시 구축과 운영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ICT 강국인 우리나라는 도시에서 발생하는 여러 층위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에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늦은 시간 운행하는 심야버스의 노선을 정한다든지, 쓰레기통이 얼마나 찼는지 데이터 센싱을 통해 관리하는 등 시민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과학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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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미디어레지던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미디어레지던스는 PC 모듈러 방식으로 지은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탄소배출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일반 콘크리트 건축으로 1년 6개월이 소요되는 공사 기간을 11개월로 30% 이상 줄였다. 


Q ⸻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에는 ‘도시의 포용성’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여성, 아동,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려를 강조하는 것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도시의 포용성은 도시 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차별 없이 참여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크게 네 가지 관점에서 논의되는데, 인종이나 성별, 종교, 교육 수준 등의 차별 없이 구성원 모두가 도시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포용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비롯한 모두에게 공정한 경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경제적 포용성’, 유니버설 디자인 같은 ‘공간적 포용성’, 거버넌스 문제와 정보 접근성 차원의 ‘참여적 포용성’을 고려한다. 이러한 목표는 구성원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같은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사회계층 간 갈등을 줄이고 통합을 이끌어내 더욱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수 있다. 범죄가 잦았던 도시에 꽃을 가져다 놨더니 범죄가 줄고 유리창 파손이 줄었다는 사례도 있다. 그만큼 도시의 분위기나 인프라가 구성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Q ⸻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인 자연재해가 증가하고 있는데, 도시 계획이나 건축 분야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 변화 속에 좁게는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건축 재료 변화부터, 넓게는 해수면 상승과 도시 열섬화 해결 방안까지 모두 연결돼 있다. 건축은 특히 도시의 탄소 배출량 중 상당량이 건물에서 나오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 산업이기도 하다. 건축의 특성상 불가피한 부분이긴 하나 지속적인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설계 자체부터 홍수와 강풍,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야 하고, 물순환 시스템 개선, 빗물 관리, 폭염에 대비한 냉각 시스템 운영 등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체계적 대책이 필요하다. 이화여대에서는 2017년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를 신설하고, 건축공학과를 건축도시시스템공학과로 변경해 기후변화 대응, 건축 및 도시 차원에서의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BK사업에서도 두 개의 학과가 융합전공으로 기후와 도시건축의 접점으로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시티를 연구할 계획이다.

삼진제약 마곡 연구센터 Ⓒkim yongkwan
삼진제약 마곡 연구센터 Ⓒkim yongkwan

   

모듈러 주택은 특히 재난 지역의 임시 주거, 저소득층 주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유연성과 경제성이 있다. 또한 공장에서 효율적으로 제작되어 현장의 공사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자재 낭비와 공사로 인한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적합한 모델이다. 

Q ⸻
자재 개발, 기술 혁신, 자원과 에너지 효율성 등의 혁신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건축물 자체가 내재 탄소(Embodies Carbon)와 운영상 발생하는 탄소(Operational Carbon) 두 가지 측면에서 탄소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건설에 사용되는 콘크리트나 철강 자재들은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도 많고 탄소 발생량도 많다. 최근 탄소포집 콘크리트, 폐기물 재활용 자재, 고효율 단열재 등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탄소포집 콘크리트는 콘크리트 안에 탄소를 가두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을 90%까지 줄일 수 있어 향후 글로벌 환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축물의 운영에서도 단열 성능이 향상되는 진공 단열재 사용이나 태양광 에너지를 자체 저장해서 사용하는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 등을 적용하는 사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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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 마곡 연구센터 Ⓒkim yongkwan 


UHPC 판넬을 적용한 삼진제약 마곡 연구센터. UHPC(Ultra-High Performance Concrete)는 철근 배근 없이 제작되면서도 일반 콘크리트의 5배 이상의 강도를 구현하는 소재이다.


Q ⸻
건축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의 개선 방안이 있는지?

건축 폐기물은 기존에 매립이나 소각의 방식으로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자재 재활용을 통해 순환경제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폐골재를 재활용하는 경우 그대로 골재로 사용하기에는 구조적으로 불안한 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생골재는 도로포장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재사용되고 있다. 자재의 재사용 가능성을 높이고, 철거 시 재활용할 수 있도록 ‘OSC(Off-Site Construction)’ 공법을 활용해 건축 생산시스템을 혁신하는 것도 중요한 방안이다. 모듈러 주택도 OSC 공법의 하나이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제작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하는 주택으로, 전통적 방식보다 신속한 건설이 가능하며 자원 낭비가 적다. 또한, 건축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모듈러 주택이라고 하면 흔히 철재로 프레임을 짠 컨테이너 형태를 생각하는데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Precast Concrete)’라고 건축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굳히는 게 아니라 기둥, 바닥, 벽 등을 콘크리트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놓고 건축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법이 있다. 아예 건물 한 채를 통째로 만들어서 쌓을 수도 있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Q ⸻
건설 혁신을 견인하고 있는 OSC(탈현장 건축) 생산 방식이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에 기여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모듈러 주택은 특히 재난 지역의 임시 주거, 저소득층 주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유연성과 경제성이 있다. 또한 공장에서 효율적으로 제작되어 현장의 공사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자재 낭비와 공사로 인한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적합한 모델이다. 영국의 웸블리 파크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모듈러 주택 개발 사례는 성공적인 도시형 모듈러 주택의 예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최근 국가 R&D 사업 지원을 통해 강재모듈러 및 PC를 활용한 공동주택 건설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150억 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돼 22개 기관이 참여하는 산학연 과제로 진행 중이며 우리 연구팀에서 주도하고 있다. 1차 연구과제를 통해 PC 건축으로 LH와 SH에서 1동씩 시범 건축했고, 2차 연구과제는 고층화해 전체 단지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OSC 방식이 적용되는 모듈러 주택은 인구 감소에 따른 기술 인력 부족, 외국인 노동자 증대, 기후변화 등 여러 층위의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속가능한 도시건축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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