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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직접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해서
잘할 수 있는 곳에 드리는 것

육명희 (주)두라푸드 사장(경영학과 2012 명예졸업)

이화에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힘을 보태고파

무슨 일이든 지나치리만큼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해내는 태도의 바탕에는 ‘신독(愼獨)’이라는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 ‘홀로 있을 때 더욱 삼간다’는 뜻으로,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도록 혼자 있는 곳에서조차 행동을 삼가고 절제하는 것이다.

“학교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씩 하는 걸 ‘기부’라 말하고, 또 나한테 ‘기부자’라고 이름까지 붙여주니 민망할 따름이에요.” 그동안 장학기금을 비롯해 학교의 다양한 사업에도 꾸준히 힘을 보태왔던 육명희 두라푸드 사장이 경영학과 60주년을 맞아 ‘경영학과 발전기금’ 1억 원 후원을 더하며 지금까지 4억 원을 기부했다.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이 직접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해서 잘할 수 있는 곳에 드리는 것일 뿐”이라며, 이화여대가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 말한다. 

지난 2012년, 육명희 사장은 본교에 입학한 지 43년 만에 빛나는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1969년 법정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2학년 재학 시절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과 결혼하면서 금혼학칙에 따라 학업을 중단했던 것이다. 당시 학업을 마치지 못한 것에 대해 “그러니까 이 사람이 좀 기다려 줬으면 얼마나 좋아요!”라는 기탄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육명희 사장은 마디마디가 굵은 손을 가졌다. 크라운해태제과가 국내 최대 예술 공간으로 조성한 송추 아트밸리에서 관절이 퉁퉁 불을 정도로 조경이나 밭일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경영 일선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온갖 일을 도맡아 해왔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에 조경기능사와 도시농업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을 정도로 75세가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배움을 지속하고 있다. 작년에는 유기농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어떤 배움이든 시작하면 끝까지 천착하는 편이라, 배움의 결이 깊고도 넓다. 가장 재미있는 것도, 자신있는 것도 공부다. 다른 분야는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없을 때도 있지만, 공부는 노력한 만큼 정직한 효과가 있어서라고.

2000년대 초 윤영달 회장이 제과 사업의 중국 진출을 모색하며 중국어 공부를 권유했을 때도, 이 정도로 끝을 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오십 대에 시작한 늦깎이 중국어 학생이었지만 국내 대학 비즈니스 중국어과에 진학해 중국어를 배운 후, 중국으로 건너가 유학 생활을 했다. 베이징대학교와 칭화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상하이 교통대학교 대학원까지 무려 세 곳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깊이를 더했고, 중국어로 요리책을 집필하고, 중국 최고의 지식인으로 일컬어지는 지셴린 교수의 역서를 발간하기에 이르렀다. 늦은 나이에 가정일과 회사일을 병행하면서 배우는 중국어가 만만할 리 없었지만,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남기고 싶었다.

무슨 일이든 지나치리만큼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해내는 태도의 바탕에는 ‘신독(愼獨)’이라는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 ‘홀로 있을 때 더욱 삼간다’는 뜻으로,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없도록 혼자 있는 곳에서조차 행동을 삼가고 절제하는 것이다.

창업주이자 시아버지인 故 윤태현 회장은 여성도 경영을 알아야 한다며, 회사에 나가 일을 배우길 권유했다. 과거에 시어머니가 제과 공장에서 직접 생산일을 하면서 부부가 함께 자수성가를 이루었던 만큼, 여성이 일하지 않고 집에 있는 것은 남편을 포함한 가족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결혼한 지 9년여가 지났을 무렵 당시 윤영달 회장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자동차 부품 회사에 들어가 자금과 경리 일을 배웠다.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다 했어요. 시간을 쪼개 회계 학원에도 다니면서 도요타, 혼다, 닛산, 마쓰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에 수출하기 위해 해외 영업을 다녔어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직접 발로 뛰며 영업하는 여성은 육명희 사장이 유일했다. 

모든 일에 온 힘을 다해 열심히 했지만 때로 성과가 나지 않을 때도 있었고, 실패의 경험도 무수히 많다. 그래도 여전히 배움을 놓지 않으며, 사회에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다시 힘을 보탤 것이다. 최근에는 가수 비비의 노래 ‘밤양갱’이 큰 인기를 끌며 덩달아 두라푸드가 생산하는 밤양갱의 매출도 껑충 뛰었다. 좋은 기회이지만 이를 지나치게 활용하려 하지 않고 본류를 지키며 중심을 잡는 경영을 해 나가는 지혜도 발휘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내 시대의 사람들이 너무 달라서 조언을 잘못했다가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며 손사래를 친다. “젊었을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생각이 잘못된 것도 있었고, 생각이 달라진 것도 있다”며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다고 한다. “내가 선배로서 너희 후배들이 분명히 잘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니까, 너희도 자기 자신을 믿고 한번 해보는 거야!” 육명희 사장은 이화인들에게 언니처럼 다정한 말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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