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환경과 사람을 위한 기술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다
탄소저감 CCUS 기술로 녹과 스케일을 제거하는 테크 스타트업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때로 우리 일상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보일러 배관과 공조기는 어떻게 청소되고 있을까? 도시의 수많은 건물과 공장에서는? 물이 흐르는 모든 배관에는 녹과 스케일이 발생해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기존의 독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작업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면서도, 탄소감축에 기여하는 혁신적인 방법은 없을까? 황수진 ‘이플’ 대표가 친환경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플은 환경(Eco)과 사람(People)의 합성어로, 이름처럼 환경과 사람을 위한 기술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기업이다.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배관의 녹과 스케일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업사이클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
이플은 환경(Eco)과 사람(People)의 합성어로, 이름처럼 환경과 사람을 위한 기술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기업이다. 이산화탄소를 기반으로 배관의 녹과 스케일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업사이클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질오염과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유발하는 기존 화학적 방법과 달리, 중성 pH로 안전하고 자극성이 없으며 더 빠르기도 하다. 이산화탄소를 응용해 사용하므로 탄소저감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이다. 졸업한 지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이룬 기술 개발과 창업은 분명 대단한 성과이지만 황수진 대표는 이 기술이 결코 하루아침에 뚝딱 나온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작은 문제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접근
기술 개발의 여정은 놀랍게도 고등학교 시절 학급 바로 옆에 위치한 화장실의 냄새를 없애려는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그때 저는 냄새의 원인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청소나 방향제 등 일시적으로 냄새를 가리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싶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남자 소변기를 뜯어서 분석했고, ‘요석’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시중에 요석을 제거하는 화학적인 방법이 있었지만 학생으로서 위험 물질 사용이 어려웠기에 친환경적인 방법을 고민했고, 다양한 실험을 반복한 끝에 마침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때 얻은 교훈이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작은 문제라도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사회문제 해결로 눈을 돌린 것은 대학교 2학년 때 발생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였다. 배관에 녹과 스케일이 발생하는 것은 소변기에 요석이 쌓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녹과 스케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도전학기제’를 신청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때 연구에 집중한 덕분에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공인인증을 받았고, 추후 창업의 결정적 계기가 된 대기업 공모전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황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이화인이라면 도전학기제를 꼭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이화의 도전학기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요. 학점과 장학금을 받으면서 자신의 관심 분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현장에서 확인한 기술 창업의 가능성
기술의 창업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한 대기업이 주최한 ‘사회문제 해결 스타트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을 때였다. 냉각수, 상수도, 역삼투압장치, 대형 공조기 등 다양한 현장에서 필드 테스트를 거치면서, 현장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 기술 상용화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생 신분으로 기업체 현장의 시설에 접근해 제품과 기술을 테스트 할 기회를 어떻게 얻을 수 있었을까. “필드 테스트 기회는 한 번 따내기가 정말 힘들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과학경진대회나 공모전에 참여하다 보니 조언을 받으면서 알게 된 분들이 있었어요. 용기를 내서 직접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러다 보니 한 업체를 통해서 계속 다른 업체들과 연결이 되고, 더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어요.”
해외에서도 통한 적극성과 진정성
졸업 후 본격적으로 창업을 결심하고, 아이코어(I-Corps)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대학과 연구소가 가진 공공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미국 NSF(The 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서 고안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성공적인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도 고객과 현장을 향한 남다른 열정을 발휘했다. 총 92개사에 달하는 국내외 고객사와 인터뷰를 성사시킨 것이다. 국내는 기존의 수상을 통해 가지고 있었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서 비교적 순탄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진솔한 태도로 다가가자 고객과의 소통 노하우나 심지어는 단가와 같은 중요한 정보까지 얻을 만큼 깊이 있는 만남도 진행됐다. 문제는 해외업체들을 어떻게 만나는가였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먼저 링크드인(Linked In)이라는 비즈니스 중심의 SNS를 이용했다. 키워드로 검색되는 전문가나 기업체에 100건이 넘는 비즈니스 메시지를 보냈는데, 차단을 많이 당해서 링크드인 사용이 정지되기도 했고, 회사 위치가 공개된 경우 무작정 찾아가 주차장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황 대표 특유의 적극성과 진정성이 통했고, 한 번 맺은 인연을 통해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저희 기술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해요.” 해외 시장 진출은 그의 비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세상의 문제에 대한 관심과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걸어와 이제 기술을 세상에 도입시키는 단계에 섰다. |
2024 여성기술창업포럼에서 발표 중인 황수진 이플 대표
대회 참가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기쁨
황수진 대표는 연구든 창업이든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련 대회에 참가할 것을 추천한다.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상을 하든 못하든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피드백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소중하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면, 보완이 가능하고 지속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여러 번의 보완을 거치다 보면 어설프고 부족했던 아이디어가 점점 완성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경험하는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배우는 것들이 값지고 큰 기쁨을 주기에 끝없는 도전이 가능하다.
정확한 목표와 우선순위 설정이 중요… 회복탄력성 장착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들려줄까. “가장 먼저 목표와 우선순위를 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기술을 개발해서 보유하는 게 먼저인지,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먼저인지에 따라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할지가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제 경우에는 기술이 먼저였기 때문에, 투자나 동업 제안에 대해서 신중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 선배의 조언으로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를 여러 번 돌려본 것도 의외의 큰 도움이 됐다. 창업 과정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다양한 문제 상황에서 조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다각화된 시선과 유연한 사고를 기를 수 있었다고. 특히 학생 창업자라면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황 대표의 경우 어린 나이로 인해 아직까지는 영업의 벽을 크게 느끼곤 한다. 이러한 단기적인 어려움은 현장 경험이 많은 경력자를 고용하면서 해결해 나갔다. 마지막으로는 ‘회복탄력성’을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문제 발생의 연속이기 때문에 “문제는 계속 생기는 게 당연하고, 어떻게든 해결한다”라는 마인드를 처음부터 장착하는 게 좋을 거라고.
“저희 기술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해요.” 해외 시장 진출은 그의 비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세상의 문제에 대한 관심과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걸어와 이제 기술을 세상에 도입시키는 단계에 섰다며, “세상에 꼭 필요한 기술로 기억되며, 사람과 환경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포부를 말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플 제품의 목업. 녹과 스케일을 제거하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기술은 B2B로 고객사의 니즈에 맞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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