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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헌국회 개원 전 남조선과도입법의원 (1946~1948)에는 최초의 여성국회의원 4명이 포함되었다. 이들은 보통선거법 제정 과정에 참여해 여성할당제인 여성 ‘편법(便法)’이라는 특별취급안 실시를 제안했다. 국회의원 266석 중 22석을 여성에게 배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입법에 수용되지 않았다.

해방 후 대한민국에서 제정됐던 여성 관련 1호 법안은 1947년 8월 8일 통과된 ‘공창제 폐지령’이다. 공창제는 1916년부터 1948년까지 일본에 의해 식민지 조선에서 실시된 성매매 관리제도이다.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이 처리한 33건의 법률 중 통과된 18건 중의 하나로, 여성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유일한 사례로 기록됐다.

‘호주제(戶主制)’란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을 구성, 유지하고, 원칙적으로 직계비속남자에게 가(家)를 승계시키는 제도이다. 호주의 승계는 호주의 아들 → 손자 → 미혼인 딸 → 미혼인 손녀 → 배우자 → 어머니 → 며느리의 순서로 남성우월적으로 되어 있다. 호주제는 가족 구성원을 호주에게 종속시켜 개인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부정하고 평등한 가족관계를 해쳤다.
“ 여성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문제, 사회문제이기도 한 공동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은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을 철폐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 7대 인권협약의 하나로 1981년 9월 발효됐다.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분야를 포함한 어떤 분야에서도 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등 국제문서 사상 가장 다양한 영역에서 국가가 취해야 할 남녀평등조치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4년 세계에서 89번째로 유엔여성차별철폐 협약에 서명했다.

가족법 개정 운동은 반세기가 넘도록 지속된 한국 사회의 대표적 여성운동으로, 핵심 내용은 불합리한 호주상속제 개정, 부모의 동등한 친권행사, 동성동본불혼 원칙 폐지, 이혼 시 여성의 재산분할청구권 인정, 남녀 평등한 재산상속분 인정 등이었다. 특히 1989년에 개정된 가족법 3차 개정은 이혼 여성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고, 이혼한 여성이 자녀에 대한 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고, 친족의 범위를 부계와 모계 모두 8촌으로 규정, 남녀 동등하게 함으로써 남녀평등 사회로 한 단계 진일보하게 한 의의를 지닌다.
“ 5천 년 인간 차별의 전통을 무너뜨렸습니다. 현행 민법 제정 이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37년 동안 전 여성의 끈질긴 투쟁으로 오늘 그 길고 높고 두꺼운 인간 차별의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그동안 가족법 개정 운동에 동참해 온 사회 각계각층의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13대 국회와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아직 동성동본불혼제와 호주제의 잔재가 남아 있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이를 말끔히 정리할 것을 기대하며 우리는 계속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 |

1970년대 은행권에서 여성직원에게 요구한 ‘결혼각서(재직 중 결혼하게 될 경우 자진사직을 서약함)’ 반대 운동과 더불어 교통사고 피해여성의 정년을 25세로 산정해 손해배상액을 산정한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일어난 ‘25세 여성조기정년제 철폐 운동’을 계기로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됐다.

1991년, 1992년 잇따라 발생한 친족간 아동성폭력으로 인한 살인사건은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적 장치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며 성폭력 특별법 제정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성범죄를 당한 경우 6개월 이내 고소해야 했던 친고죄, 직계존속은 고소할 수 없도록 한 규정 등 허술하고 부당한 법체계를 개선했다.

1988년 이화여대 윤정옥 교수의 연구와 발표를 계기로 일본군 위안부 실상이 세계 최초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발족(1990)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일본에 사과와 피해자 보상을 요구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운동은 수많은 사람들의 연대를 바탕으로 30년 이상 이어져왔다. 변영주 영화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역사의 조각을 모아 다큐멘터리 영화 <낮은 목소리>를 발표해 국제적, 대중적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냈다.

2000년 정부는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및 권익신장을 도모하기 위해 여성부를 정부조직으로 신설했다. 여성부는 법·제도 및 관행의 개혁, 여성의 대표성 제고를 위해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성주류화 전략의 제도화를 위해 ‘성별영향평가제도’와 ‘성인지 예산제도’를 도입했다. 모성보호, 여성인권 보호, 호주제 폐지, 경력단절 여성 노동시장 재진입, 일가족 양립지원제도, 여성과 아동 폭력 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했다.

여성 인권이 신장된 시대, 그러나 여전히 ‘여성’이라는 조건이 굴레로 존재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인생을 다룬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등장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공감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82년생 김지영’ 신드롬은 문단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에 반성과 성찰을 불러일으킨 하나의 현상이 됐다. 출간 2년 만에 누적 판매부수 100만 부를 돌파했고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 수출되며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 논의를 본격화한 계기가 됐다.
*이 챕터에 사용된 사진의 출처는 조선일보, 뉴시스, 이투데이, 국민일보, 여성신문, 서울신문, 경향신문,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연합뉴스, 법률신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료관 오픈아카이브, 나무위키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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